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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리뷰

개인 공매도 하는 법

by Billie ZZin 202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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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뭔지는 이전에 쓴 글 참조...

2ndflight.tistory.com/68

 

증시의 영원한 논쟁: 공매도는 무엇일까, 금지시켜야할까?

"You'll never be the most popular guy at the party if you say the emperor has no clothes.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한다면 절대로 파티에서 가장 있기있는 사람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0. 공매도(Short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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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증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기관이나 외국인은 자유롭게 공매도가 가능하고, 낮은 이자율로 공매도에 필요한 주식을 빌릴 수 있고 상환기간도 정해져있지 않은 데 반해 개인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약간 정정이 필요한 부분은, 시장원리 상 개인들은 주식을 빌릴 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낼 수밖에 없다. 주식을 빌려주는 측(증권사/위탁기관/연기금 등)의 마음이 기관보다 개인이 더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주식 대차 계약 걸고 계좌에 있는 주식 빌려가라고 한 다음에 이자 받아먹는게 더 낫다. 그래도 나머지는 거의 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공매도 제도는 불합리하다. 이걸 합리화 했을 때 개인들이 공매도를 함으로써 얻는 것이 수익일지 손실일 지는 또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공매도, 좀 더 넓게는 가격하락에 베팅하는 숏거래를 하는 방법은 일단 크게 3가지 정도가 있다. (1) 주식을 대차해서 직접 공매도, (2) 파생상품 숏 베팅, (3) 각종 종목 인버스 ETF 매수. ETF를 사용하는 방법은 얼마 전까지는 별 제약이 없었는데 이것도 이수증이 필요하단다..;; 이 세 가지는 모두 교육을 이수하고 교육 이수증을 사용 증권사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은 증권사 쪽에 상담전화를 하거나 내점해서 진행하면 된다. 요즘같은 활황장에서는 전화통에 불이 나서 제법 오래 기다려야 한다.

교육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제공한다.

www.kifin.or.kr/common/greeting/main.do

 

금융투자협회 학습관리시스템

 

www.kifin.or.kr

이러닝 -> '과정검색 및 신청' 탭에서 교육을 찾아야 한다.

1. 직접 공매도

강의 제목: 개인공매도 사전 의무교육
비용: 무료(~2021.12.31.까지만)
이수시간: 30~40분 
생각보다 별게 없다. 미리 받아두면 전문투자자가 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한국 금융 투자 교육원

모의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에 한번 체험해보고싶으면 거래소(KRX)의 모의 거래 시스템을 이용해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증권사의 HTS를 사용하면 메뉴가 좀 다르겠지만 공매도 관련 내용은 '대출'과 관련된 탭에 있다. 아래는 미래에셋 기준 매도 창을 열면 나오는 메뉴.

매도 탭에서 '일반'이 아니라 '대출'탭을 활성화시키고 매도하면 된다. 다른 메뉴도 여럿 있는데, 

현재 공매도 가능한 종목은 코스피 200 종목, 코스닥 150종목으로, (연이율 기준)이자는 각각 코스피 2%+α, 코스닥 4%+α다(ETF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별로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 정말 확실(?)할 때만 해야한다). 코스닥 쪽이 변동성 위험 + 공매도 수요가 높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수수료를 받는 듯 하다.

수료증을 받고 나면 사용 중인 증권사에 거래 제한을 풀고싶다고 하면 받아준다. 개괄적으로는 이렇고, 추가로 궁금한 점은 고객센터 콜 or 내점문의가 가장 확실하다. 포지션 유지 마진(Maintenance Margin) 비율이나 업틱 룰(up-tick rule, 최저 매도 호가보다 높은 가격에만 대주 매도 가능 등) 여러가지로 유의사항이 많기 때문에 틈틈이 궁금한 내용을 상담을 통해 알아내야 한다. 실전 공매도는 꽤 복잡한 셈..

전문투자자로 등록하면 공매도 제한이 좀 더 풀린다고 하니 알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2. 파생상품 활용 숏 포지션 구축

강의 제목: 사이버 파생상품 거래 사전교육
비용: 2만 원

이수시간: 수업 10시간(예전에는 20시간이었다) + 모의거래 3시간(예전에는 20시간 정도였던 것 같다)

이미지 출처: 한국 금융 투자 교육원

제일 위험하기 때문에 교육도제일 길다. 내용도 제법 어려워서 전업이 아닌 이상 별로 알 필요 없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파생상품이 뭔지는 과거에 개괄적인 설명 + 유명한 에피소드를 설명한 글이 있다. 

2ndflight.tistory.com/46

 

옵션 에피소드-1. 911 테러와 증권시장

어느 분야마다 '궁금하지만 무서워서 손을 대지는 못하는 것'이 하나 둘 쯤 있는 법이다. 사업의 피할 수 없는 특성 중 하나는 위험이므로, 그런 치명적인 독이 없는 것은 사업이 아니라고도 할

2ndflight.tistory.com

가장 많이 거래되는 파생상품 삼대장은 지수선물, 지수옵션, 그리고 금리 스왑(Interest Rate Swap, IRS)이다. 보통 '꾼'들에게 파생상품 하면 선물과 옵션을 의미한다. 아무래도 드라마틱해서 기억에 잘 남기 때문에.. 금리 스왑은 거래소에서 거래(exchange-traded)되는게 아니라 장외시간에 거래되기도 하고. 하지만 기관들에게는 금리스왑이 가장 중요한 파생상품이다.

증권사마다 정책이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계열합병이 잘 안돼있는 NH 기준으로는 선물거래용 계좌가 따로 필요하다.
파생상품으로 하는 네이키드(naked, 지수 또는 주가의 상승 또는 하방 폭에 100% 노출되는 매매) 거래에는 선물 매도, 콜 매도, 풋 매수 정도가 있는데, 풋 매수를 제외하고는 원금 초과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안 하는게 낫다(이쯤 오니 왜 소개했는지 스스로도 모르겠다). 풋 매수도 로또 정도 확률(물론 그것보다 수백 배는 더 높은 확률이다. 복권을 지속적으로 할 의사가 있다면 이쪽을 추천한다) 이상을 기대하면 돈을 다 날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소 예탁금이 있으니 잘 알아보시고..(기본 수천 단위다.ㅠ)
이 파생상품 교육이 생기는 데는 좀 깊은(?) 사정이 있었다. 그리고 금융 규제(?)가 제법 잘 작동한 몇 안되는 예시이기도 하다.

 

3. 인버스 ETF 거래

강의제목: 한눈에 알아보는 레버리지 ETP(ETF, ETN) Guide
비용: 3000 원
시간: 1시간

지금은 이렇게 교육이수 + 수료증 등록에 결정적으로 예탁금 1000만 원(증권사 별로 상이할 수 있음)을 유지해야 거래가 가능하지만 2020년 까지만 해도 ETP 거래에는 제한이 없었다. 그래서 공매도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숏포지션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사실 좀 이해가 안 가는 조치라고 할 수 있는게, 우리나라에선 ETF 레버리지 비율이 기껏해야 2배이기 때문에 레버리지 ETF에 신용대출 + 주식담보대출 다 얹은거 아니면 마진콜 + 반대매매 콤보를 당하려고 용을 써도 좀처럼 그럴 일이 없었다..;; 그마저도 코스닥은 인버스는 레버리지 ETF가 없는데..

이 교육이 도입된 계기는 2020년 초에 코비드로 사상 초유의 석유 선물 음수 가격 사태가 터진 것이었다. 이것도 다음에 다룰 기회가 있으면 다루도록 하겠다. 두 줄 평: 사건 자체도 어처구니 없었지만 그걸 방지하겠다는 미명 하에 제정된 법의 내용은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법으로 인해 ETF는 그 존재이유를 최소한 30% 정도는 상실했다.

 이미지 출처: 한국 금융 투자 교육원

나는 숏을 하고싶을 때 거의 항상 ETF를 이용한다. 직접 하는게 비용이 좀 더 쌀 수도 있긴 하지만 몇 가지 이유를 들자면

(1) 선물/옵션을 포함한 파생상품으로 margin account(이게 뭔지도 다음에 써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를 운영하기에는 레버리지 비율, 롤 오버, 결제일 맞춰서 청산 등 해줘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거기에 마진콜까지 들어오면...

(2) 개별 종목을 공매도하면 diversifiable risk(분산을 통해 일부 또는 전부 헤지 가능한 위험)에도 노출이 있기 때문에, 기사나 리포트를 발표해서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엔론이나 루이싱 커피같은 사례처럼 idiosyncratic catalyst(개별 종목 위험 재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면 개별종목 공매도는 별로 권장하는 바가 아니다.

(3) 개별 종목에 대한 매도에는 매수보다 훨씬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단순히 투기심리가 과열됐다거나 밸류에이션이 미쳤다는걸로는 부족하다(기본적으로 여기에 근거해서 작년에 테슬라를 공매도했던 기관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단기적으로도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대부분의 개별종목은 시장보다 더 많이 움직인다) 원금을 다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이건 추측이지만, ETF 쪽이 주식을 대차해서 매도하는 것 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이 모든 이유를 종합하면 ETF가 압도적으로 편리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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