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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in USA

미국에서 해야 할 두 번째 일, 집 구하기(+tip)

by Billie ZZin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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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미루던 내용의 포스팅을 한 학기를 보내고 방학을 맞아 진행하게 되었다. 아마도 미국에서 몸을 누일 집을 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상당히 번거로운 일일 것이다.

 

0. 난점 

지금 가만 생각해보면 집구하기 포스팅을 내가 못하고 질질 끌었던 이유는 이 내용을 어디 넣어야 할 지 갈팡질팡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미리 써놓고 시작하기로 했다. 집을 구하는 데 있어서 난점은 크게 두 가지다. Rental fee가 얼마나 비싼가 하고는 좀 다른 종류의 문제다. 

(1) 은행 계좌가 없으면 임대차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 그런데 주소지가 없으면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다(...): 내국인들도 다른 주(state)로 이사할 때 왕왕 겪는 문제라고 한다. 이사 예정인 집에서 가까운 은행의 계좌(우리나라와 달리, 주 내의 제1 주요도시를 제외하면 집앞에서 도보 10~15분 이내에 제1금융권 은행의 영업점이 다 깔려 있지 않다)가 필요해서 계좌를 새로 만들려고 하는데, 주 내의 주소가 없으면 계좌를 만들 수 없고, 주 내의 영업점에서 계좌를 만들려고 하면  주 내의 주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나는 최초로 집을 구할 때 렌탈 업자와 얘기해서 구두합의를 하고 건물 근처에 있는 은행에 가서 이사 예정인 집의 주소로 계좌를 만들었다. 내가 읽어봐도 뭔가 쇼부만 잘 치면 잘 될 것 처럼 써놨지만, 구두합의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2) 내국인이 아니면 (5만 달러(...) 이상을 예금으로 보유한)보증인이 필요하다: 우리와 계약한 에이전시는 규칙 상 선입금도 못 받게 돼있다고 했다. 이 에이전시만 그러는 것 같기는 한데, 상당히 골치아픈 문제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아내의 지인 중에 5만 달러을 통장에 가지고 계실 것으로 추정되는 분이 있어서 급히 연락을 드렸다. 흔쾌히 해주신다고 하시어 다행...ㅜㅜ 그러면 에이전시에서 보증인에게 필요한 format을 채워달라고 메일을 보낸다. 그 다음은 가계약 증명서류(certificate)같은걸 받아서 은행에 가서 주소지라고 제출하고 실계약에 fee 계좌로 등록할 계좌를 만들었다. 험난한 일정이었다. 

2ndflight.tistory.com/37?category=861686

 

미국에서 해야 할 세 번째 일, 미국 은행 계좌 개설 후기(+tip)

유학생을 포함하여 미국에 장기체류하는 사람들이 도착하자마자 해야하는 3대 과업은 순서대로 ① 미국 폰 개통(정확히는 번호(USIM)까지라도 받아야 한다), ② 집 렌탈 구하기(가계약 비슷한거

2ndflight.tistory.com

여기에도 꽤 복잡하게 써놨지만 실제로 이 문제들을 발견하고 하나씩 해결하는 일에만 이틀 정도 걸렸다. 유학생 입장에서 이런 난처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지정된 주소지를 가지고 오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선택지는 기숙사다. 진짜 주소지만 있어도 초기 정착에 들어가는 발품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홀홀 단신으로 미국에 오면 기댈 곳은 학교 뿐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 선택지는 (만약 있다면)지인의 집에서 1~2주일 정도 머물면서 주소지가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학교에서 기숙사를 주면 때문에 기숙사에서 일단 한 학기 정도는 살아보는 것이 좋다. 기숙사도 싫은데 연줄도 없다면 이런 골치아픈 제약사항이 없는 렌탈 업자와 계약해야한다. 하지만 주법(state law) 자체가 이런 번거로움을 강제하고 있다면 답이 없을 수도 있다(...). 

 

1. 룸 투어 일정 잡기

일단 한 가지 희소식은,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라도 부동산 업자(Real estate agency)들은 집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적어도 내가 도착한 8월에는 Covid때문에 공실이 많이 늘어 있었기 때문에 룸 투어는 거의 항상 오케이였다. 뉴욕 시에서 중개인을 끼고 해야하는 부동산 거래는 streeteasy.com에 많이 올라온다(광고 아님). 해당 사이트를 구글링하면 유사한 플랫폼을 가진 다른 부동산 매물 사이트가 여러개 나온다. 

streeteasy.com/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지하철에서 제일 많이 보던 StreetEasy 광고의 다양한 버전. 4개월 쯤 지난 후엔 불경기가 심화돼서 그런지 다 사라져가는 것 같다.

혹은, 2주일 정도 시간을 갖고 호텔을 잡고 적당히 지역을 돌면서 살고싶은 건물을 물색해보는 방법이 있다. Covid가 한창일 때 down town의 3성급 호텔에서 1박의 가격이 80달러 정도였던 적도 있다(호텔 방이 월세보다 싼거니까 되게 싼거 맞다). 이런 매물들은 StreetEasy에서는 no fee라고 표시돼있다.

운이 좋아 낙점한 건물이 직접거래만 하는 회사의 관리 하에 있는 경우에는 중개료를 내지 않아도 돼서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중개료가 300달러 내외로 들기 때문에 아낄 수만 있다면 작은 돈이 아니다. 적당히 운이 따라야 한다. 

마음에 드는 집을 물색한 다음, 전화를 걸고 "I want to have a tour appointment."라고 하면 어느요일, 몇시인지를 물어보고, 일정을 잡으면 시간에 맞춰서 출석하면 된다. 많이 보려면 하루에 3개 정도를 볼 수 있었다. 에이전트가 와서 방을 보여줄 것이고...

 

2. 집을 볼 때는

집을 결정할 때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세 가지다: (1) 인근지역 치안; 이건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2) 도어맨 유무, (3) 엘리베이터 유무. 일단 아파트 구색을 갖춘 곳은 (2)와 (3)은 기본적으로 만족한다.

남은 문제는 치안인데, 일단 맨해튼을 기준으로 하면 남쪽(번호가 안 붙은 스트리트들)과 타임스퀘어 ~ 센트럴 파크 인근(은 너무 비싸고)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80번가 보다 더 위쪽는 생각 안 하는게 좋다. 브루클린은 맨해튼과 가까울 수록 안전하다. 퀸스(롱 아일랜드 시티는 상대적으로 괜찮지만)나 브롱스는 대학 캠퍼스에 딱 붙은 방을 고르지 않으면 좀 무서울 지도 모른다. 

뉴욕 기준으로 또 한가지 선택지는, 맨해튼의 서남단 쪽에 있는 Jersey city를 알아보는 것이다. 주로 아시아 + 라틴 계열 사람이 거주하는 것 같다. 출퇴근(PATH WAY 지하철이나 출퇴근 크루즈 셔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시간이 20분 정도씩 늘어나겠지만 월세가 훨씬 저렴(방 사이즈에 따라 -$500 ~ -$1000)하다.   

Jersey city의 스카이라인, 사진에서 보이는 제일 높은 건물은 골드만&삭스의 두 번째 HQ.

한 가지 더 팁이 있다면, 투어하는 방이 지저분할 때 입주청소를 해주는 지를 알아보면 좋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할 시 바로 오프 근무를 재개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공약발언을 해왔기 때문에 11월까지 방을 뺐다가는 도로 올라간 렌탈로 다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나가는 사람이 줄고 세입 후보자(?)들의 룸 투어도 늘고 있었으나, 선거 결과가 지연되고 나서부터는 오프 근무 재개에 대한 기약이 사라졌기 때문에 12월부터는 맨해튼과 저지시티를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서 방을 빼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에서 좋은 지역(좋은 아파트까지 하려면 한달에 $4500+는 내야 한다)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2500~$3000)에 2년 동안 계약해보려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ㅎㅎ

 

3. 계약하기

여기부터는 에이전시의 가이드에 따르면 된다. 입주 Appliction을 써주면 입주일, 확정 월세(rental fee), 특전(월세 할인) 안내 등이 주를 이룬다. 담당 에이전트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진행되기 때문에 평소에 메일이든 채팅이든 영어 쓰기 연습이 좀 더 해뒀으면 덜 뻘쭘하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4. 임차계약 보험 가입

임대인들은 임차계약에 대한 보험을 요구한다. 이건 법적으로 강제돼있는 의무라는 것 같다. 렌탈 업체에서 밀어주는 보험 회사들이 있는 것 같지만 에이전트가 친절하게도(?) 더 싼 보험사를 알려줬다. 소개받은 회사의 이름은 그 유명한 가이코(GEICO)인데, 다른 회사들은 연간 보험료로 105달러 정도를 요구했던 데 반해 가이코는 1년 계약에 95달러 정도였던 걸로 제법 쌌던 걸로 기억한다. 가이코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100% 지분 자회사이면서 중요한 현금줄인 회사다. 자동차 보험으로 유명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임대차계약 보험도 한다는 것 같다.

가이코의 마스코트인 초록도마뱀. 잊힐만 하면 보이는 유명한 마스코트인 것 같다.

보험 가입 완료 확인을 에이전시에게 보여주면 계약이 완료된다.

입주 날짜 & 에이전시의 영업 개시 시각에 맞춰서 키를 받고 입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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