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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

라스 베가스 여행 3일차 (1): 그랜드 캐년 관광

by Billie ZZin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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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약과 비용

자가용이 없는 한국인 입장에서 여행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가 있다. 어느 쪽이든 식사는 가이드 쪽에서 제공한다.

(1) 아내와 내가 선택한 코스는 1인당 80달러로 매우 저렴한 여행이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 패키지고, 버스기사 겸 가이드는 당연히 영어(...)다. 코비드 19때문에 가격이 내려서일 수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격이 정상화 되더라도 하루에 100달러 이상은 안할 것 같은 가격이었다.

(2) 미국은 구석구석 한국인들이 없는 곳이 없는 국가다. 관광 가이드도 예외가 아니라서 + 베가스에는 한국인이 많이 오기 때문에(물론 지금은 코비드 때문에 전혀...)  한국인 전용 관광 가이드가 있다. 빽뺵한 관광버스가 아니라 승합차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1인당 400달러 정도였다.

요약하면 현지 관광엄체의 장점은 가격, 한인 가이드의 장점은 한국어 + 스케줄이다. 

 

2. 소요시간

라스 베가스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투어를 기준으로 왕복으로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10시간 정도를 차 안에서 보내야 한다. 차량 출발 시각이 아침 7시 30분, 다시 돌아온 시각이 밤 10시 30분이었으니 총 소요시간은 장장 15시간(...)이었다. 한국 여행사(를 이용하면 비싼 대신 조금 일찍(새벽 5시?) 출발해서 아침식사부터 저녁까지 하고 밤 7시~8시 사이에 귀가시켜준다고 한다... 고는 하는데 막상 종착지인 그랜드 캐년에서 한인 관광가이드의 인도를 받아 오신 분들이 있는걸로 봐선 시간은 장담하기 힘들지 않나 싶기도 하다.

출발하는 날 Aria Hotel 지하 주차장에서 탑승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버스에서 영화도 틀어주고 하지만 실제로는 뜨문뜨문 보면서 계속 잠만 잔듯... 첫 영화는 <어벤저스 2: 엔드게임>였고, 마지막 영화는 <헤라클레스>였다. 

 

3. 아침식사

아침은 6시에 일어나서 Earl of Sandwich로 해결하고 바로 집결지인 Aria 호텔로 출발했다. 집결 시각은 7시 30분. 두 번째로 이용한 Earl of Sandwich는 메뉴선정의 실수 때문에(그냥 Earl's Club이랑 Hawaiian 주문할걸) 그저 그런 맛이었다. 호텔 편의점에 들러서 물 두 병을 더 사서 출발했다. 네바다의 여름은 엄청나게 덥다. 

https://2ndflight.tistory.com/91

 

라스 베가스 여행 1일차 (2): Earl of Sandwich

먹는 것은 강렬한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도박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슬롯머신 한판에 $50은 좀 과하다) 라스 베가스 여행의 가장 즐거운 요소는 음식이었다. Earl of Sandwich는 그 중에서도 가

2ndflight.tistory.com

 

4. 오전 코스

가는 길에 몇 가지 볼만한건... 콜로라도 강 (일부), 그리고 후버 댐(Hoover Dam), 라스베가스 역사(?) 가이드 였다. 

후버 댐 공사 인부 모형

후버 댐은 미국의 31대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의 이름을 딴 댐이다. 허버트 후버는 1929년에 임기를 시작해서 단임으로 임기를 마감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후버가 취임한 그 해에 대공황이 터졌기 때문이다. 대공황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썰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팬인 밀턴 프리드먼의 설명을 선호한다. 다음에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당시의 실업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기획 중 하나가 당시 사막이었던 네바다 주를 지나가던 콜로라도 강의 줄기에 댐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후버가 재선에에 실패하면서 이 계획을 완성한 것은 후임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되었다(난 FDR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처음에는 Boulder Dam이었지만 건축이 완료되고 나서 이름이 바뀌었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

후버 댐 인근에는 후버 댐 공기찻길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또 화물을 실은 것 처럼 보이는 기차가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기찻길에서 지나다니는 기차 중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BNSF가 운영하는 것들도 있었다. ㅎㅎ..

버크셔 해서웨이는 양적완화가 발표(2008년 11월 26일)되어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이 어느정도 완화되던 시점인 2009년에 BNSF를 340억 달러를 주고 100% 인수했다. 버크셔의 현재 포트폴리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00억 달러 정도를 보유한 애플이지만, 100% 인수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는 BNSF다. 앞으로도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 철도 사업을 하려는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낡아빠진 사업이 으레 그렇듯이, 정부가 손을 떼기 시작(소위 민영화)하면 놀랍게도 다시 수익모델이 부활한다(...). 

이 기찻길을 달렸던 기차들은 댐 건설공사 당시엔 인부들의 주 교통수단이었다고 하며, 공사장 주변의 스테레오 타입은 여기서도 틀리지 않아서 불법 도박이 성행했다. 네바다 주 의회에서는 이게 돈이 될 것을 간파하고 잽싸게 카지노를 합법화 했고, Railroad Casino는 1931년 8월 1일에 영업허가를 얻어서 주에서 세 번째로 영업허가를 얻은 카지노가 되었다. 지금은 라스 베가스의 중심지가 스트립이기 때문에 중심지에서는 멀지만, 그래도 묵는 사람이 제법 되는 준수한 호텔이라고 한다. 역사덕후들이 가는가 싶기도 하다.

후버 댐에서 Railroad Pass Casino까지의 거리만도 꽤 멀지만 퇴근 후에 카지노를 가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사진을 잘 찍지는 못했지만 한 컷...

후버 댐과 연결되는 콜로라도 강. 여기서 나오는 수자원이 없으면 네바다-애리조나-콜로라도는 지금만큼 큰 주가 되지는 못했을거라고 한다.

애리조나의 내리쬐는 햇빛... 그저 덥다.

화장실 겸 물을 마시려고 들렀던 휴게실(?). 게토레이를 사서 마셨다. 우산(햇빛가리개) 놔두고 올 뻔... 
시골 느낌 물씬 나는 광고에 상품... 

특이한 물건도 많았는데..

애벌레 구이(왼쪽), 귀뚜라미 구이(가운데), 선인장꿀 캔디(오른쪽)

어릴 때 같았으면 벌레 사먹었을 것 같은데 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편한게 편하다.. 그냥 선인장 꿀로 만든 캔디를 먹었다. 아카시아 꿀과 다른 향이 나는 그냥 캔디맛이었다. 

 

5. 점심식사

점심은 추억 돋는 이름인 피자헛에서 먹었다. 어렸을 땐 피자헛은 고급 피자점이었고 배달음식 중에서도 최상급이었지만 이젠 그저 그런 음식이 되었다. 맛있는 피자 체인도 많이 생겨서 배달 피자 정도는 적당한 곳이면 어느 곳에서 주문해서 먹어도 되는 수준인 것 같고... 피자에땅이 참 혁신은 혁신이었다. 1+1이라니 ㅎㅎ.. 그럼에도 아직 피자헛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맛은... 요즘은 피자가 다 상향평준하 돼서 그저 그랬다. - 시장과 경쟁의 힘이랄까? 그래도 반가운 피자헛이었다.

점심식사 식권, 그리고 피자헛 메뉴판

나는 디쉬피자와 샐러드, 그리고 아내는 그라탕과 샐러드를 먹었다. 

접시피자와 샐러드. 샐러드는 발사믹 소스가 제일 괜찮았던 것 같다.
아내는 그라탕을 먹었다. 저것도 맛있었다. 

 

6. 오후코스 & 사진

점심식사를 먹고 나서 버스에 타고 10분만 달리면 본격적인 메인 코스인 그랜드 캐년 구간이다. 사진을 열심히 찍어야 한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르기 때문에... ㅋㅋㅋ

그랜드 캐년의 볼륨감은 상상이상으로, 그리고 사진 이상으로 크다.

말로만 듣고 영상으로만 보던 그랜드캐년을 실제로 본 소감은, 사진으로 담기 힘들만큼 엄청 크고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장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황량해서 또 놀라는데, 또 놀라운건 이런 곳에서도 다람쥐가 산다(...). 덥고 건조해서 말라죽기 딱 좋은 지역에, 먹을건 곤충 뿐이다. 소위 안 좋은 동네에 태어난 다람쥐들인 셈이다. - 내가 사는 동네에서 태어난 다람쥐들은 사람을 맹수로부터의 보호막으로 쓸  수 있는 환경에 먹을게 널려있고 천적은 없다시피하며 심지어 인간이 거주지인 나무를 관리까지 해준다;; 

난데없이 다람쥐 얘기를 하는 이유는,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다람쥐가 여기서 두 번째로 위험한(물론 제일 위험한건 사람이고...) 동물이기 때문이다. 첫째로는, 다람쥐에게 먹이를 주다가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립공원에서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금지되어 있다는 것 같다. 둘째로는, 첫번째 이유의 근원인데, 다람쥐들은 드물지만 광견병에 걸려있을 수 있어서 물리면 감염될 수 있다. 광견병은 개에 의해서만 걸리는 게 아니라는 것 같다. 광견병은 잘 알려진 이름과는 달리 생존율이 높은 치료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엄청나게 위험하다. 미드 House M.D. 에서도, 하우스가 담당한 대부분의 환자들이 살았지만 사망했던 몇 안되는 증례로 광견병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가슴은 웅장하지만 귀엽다고 건드리면 안 된다.. 사진출처: flickr

그랜드 캐년 사진 몇 컷을 더 올리자면

그랜드 캐년에도 비는 온다는 것 같다.
그랜드 캐년에서 내려오던 길에 들렀던 휴게소에서 찍었던 가슴이 웅장해지는 사진 여기는 약간 녹색인 것 같기도.

 

7. 저녁식사

이번에는 쿠폰이 따로 없이 맥도날드 + 버거킹 + 뭐였는지 잘 기억 안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같이 있는 지역에 우리를 내려 준다. 이번에는 맥도날드로 갔다. 비록 주는 바뀌어서 애리조나였지만, 맥도날드의 맛은 여전했다. 세계 1위 하려면 맛도 중요하지만 신뢰를 주기 위한 표준화도 잘 해야 하는 것 같다. 

 

8. 고생(단점?)

앞서 언급했듯이 마스크를 쓰고(버스 기사는 벗어도 될까요?로 가는 눈치였는데 동승객 4명 정도가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원했다)  버스 안에서 10시간 정도를 보내야 했고 잠을 자기에도 자세가 애매해서 깊이 잠들기 힘들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도 눈이 부실 정도로 태양이 내리쬐기 때문에 거의 반드시 모자 + 양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양산까지 쓰는 사람들은 사실 버스 승객 중 유일한 동양인인 우리들 뿐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그정도로 태양이 강하다.  

하지만 편의 면에서 구렸다고까진 할 수 없기도 했다: 불편이 거의 없었던건 화장실 문제였다. 최장거리로 연속주행한 구간이 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중간에 화장실은 꼬박꼬박 다녀올 수 있었다. 여행 구간은 네바다-콜로라도(는 아주 약간)-애리조나에 걸쳐 있지만, 하나같이 정말 덥고 건조한 지역이라서 물을 지속적으로 마셔줘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가는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차에서 내릴 때 쯤에는 허리와 종아리(피가 쏠려서...)가 욱신거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에 있었던 하이롤러(High Roller)를 타러 갔다. 이 날 안하면 딱히 갈 수 있을만한 날이 없었기 때문에...

평점: ★★★★(경치는 만점이지만 너무 고생이라서 하나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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