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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리뷰

저금리 시대, 불가사의한 현상과 그에 관한 "성지글"

by Billie ZZin 202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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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08171203001&code=920100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됐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나 전세자금대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나...

biz.khan.co.kr

지금의 금리 상황은 우리나라로서는 최초로 겪는일이다. 0.5% 금리는 07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도 없었다(당시 최저금리는 2014년의 1.25%). 그래서인지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이 발생하는걸 보고 있는데, 금융사적 진풍경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https://2ndflight.tistory.com/16 

 

신용등급이 채권의 수익률/이자에 미치는 영향과 정크본드

오늘은 채권의 신용등급이 채권의 수익률과 이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알아보겠다. 2020/05/31 - [투자리뷰] - 채권의 수익률에 관하여... 채권의 수익률에 관하여... "지적인 사람이 (마이너스 ��

2ndflight.tistory.com

대출과 신용등급, 이자에 대해서는 다룬 적이 있으니 결론부터 말하면, 주택담보대출이 신용대출보다 낮은 건 기사에 나온대로 사상최초라고밖에는 수식이 불가능하다. 이 상황에 대해 금융사들이 아비트리지 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출받는 사람이 담보물을 거는 이유는 '내가 이것까지 걸었는데 빌린 돈 안갚고 도망가겟냐?'하는 것을 은행에게 보여주고, 은행으로 하여금 대출이자를 낮추게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제일 흔한 담보물이 주택이다. 주택담보를 그냥 내줄 사람은 없잖아요?(가 실제로 일어난게 리먼 사태였다..).

반대로 은행이 담보물을 받으려는 이유는 원금 상환에 대한 보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자율을 낮춰 대출이자로 땡길 수 있는 마진을 일부 희생하는 대신, 원금 상환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대출자가 원금을 떼먹고 도망가도 저당권 설정 문서를 들고 행차하면 집은 가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은행은 담보를 거는 고객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특히 주택은 담보물 중에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 인하폭도 가장 컸(던 게 정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용대출은 담보대출에 비해서는 이자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신용대출은 저당이 없기 때문에 돈 떼먹고 튀면 민형사 고발 말고는 스무스한 해결이 힘들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을 내줄 때 믿을 건 고객의 대출이력과 신용등급 평가서, 그리고 혹시 고정적으로 상담하는 은행원이 있다면 그 은행원이 제공할 평판이 전부다.

그럼에도 (대출액도 많고 잘 갚기도 하는)신용등급이 1등급을 마크한 사람들은 그들의 신용수준이 담보보다 더 뛰어나다는 이유로  신용대출이자 < 담보대출이자인 경우가 있었다고는 하나, 지금은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대단히 특이한 점이다. 

이에 자세한 내막을 다 알 수는 없으나, 어쩌다 보니 알고 있는 정보에 더해 짱구를 굴려서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필연적인)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주택의 담보력이 지난 10년간 만 못하다.

지방 광역시 아파트의 주담대 부실이 늘어나고 있다는걸 알았던건 18년 중순 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긴 했겠으나 아파트 압류처리는 썩 선호되는 선택지가 아니므로 어떻게 채무독촉을 해야할 지가 당시 은행원들의 고민이었다. 지금 집값은 오르고 채무를 땡기는건 훨씬 쉬워졌으니, 저당권 문제는 훨씬 복잡해져 있을 것이다(이중저당/허위저당 문제 등).

주택을 부채를 크게 떙겨서 사는게 유행처럼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담보가 담보가 아닌 것(대부분 자기가 빌려준 돈으로 돼있는 집을 담보로 잡을 수는 없잖아..?)이기도 할 터.. 당연한 얘기지만, 담보는 자기자본으로 이루어져있을 때 담보력이 가장 크다. 이럴 땐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는 연습도 도움이 되는데, 당신이 은행직원이라면 100% 대출금으로 산 집을 담보로 잡아 대출을 하겠다는 고객에게 이자를 할인해줄 수 있을까?

 

2. 지금은 대출에 한해서는 샐러리맨들의 전성기다. 

경기가 안 좋고 힘들 때는 고정적인 현금소득이 있는 사람이 최고다. IMF 직전까지만 해도 9급 공무원은 대학교를 가지 않은 사람들이 지원하는 곳이었고, 대학교 나온 사람들이 공무원 한다고 하면 7급이 마지노선이었다. 지금은 7급 공무원 합격자 모아놓고 보면 인서울 메이저 10개 대학 밖의 순위로는 거의 없다...어쨌든, 지금 와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공무원과 대기업이 고용보장성이 높은 직업군인 셈이 사람들이다. 그들이 이자를 갚는 능력이 어지간히 큰 돈을 빌려가서 때때로 상환불능 상황에 빠지는 사업가들보다 나아 보인다.

어쨌든 1달마다 액수가 좀 원망스럽다는 사람이 많지만 월급이 들어오니까 말이다.. 4월 초부터 시작된 주식시장 열풍을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었던 것도 그런 측면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사업가들은 공포에 질려있고, 직장인들은 용감했다. 그 왜, 고정수입원이 없는 20대 남자들이 신규유입자금 중에 제일 낮은 비중이었기도 하고..그래서 이런 기사도 나오는 것 같다.

 www.sedaily.com/NewsView/1Z6NI82Y22

 

“곧 신용대출 건드리니 최대로 받아놔라” ‘성지글’된 은행원 예언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연합뉴스“오늘의 은행원 조언으로는 ‘신용대출까지 건드릴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금리가 낮을 때 최대로 받아놔라’가 있었습니다”지난달 12일 한 소셜

www.sedaily.com

 

결론

신규 신용대출을 막을거라는 건, 일부 사람들에게 무한대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로서는 경기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한 2019년 하반기부터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귀족이 아닌 이상은 대출이 사실상 힘들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보다는 엄청 늦게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는 특판금리가 남발(특판금리는 은행들이 신규 자금조달이 힘들 때 높은 이자로 고객들의 돈을 빌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어떻게 보면 정크본드 판매같인 셈)되는 것을 보면 대략적으로 예상 가능하다. 은행들도 지금 금고 속의 돈을 모조리 대출해준 상태일 게 뻔하다. 저금리니까.. 다만 한 가지, 신용경색 직전에 풀대출을 받아놓으라는 권고가 성지가 될 만큼 좋은 아이디어인지는 납득이 잘 안된다. 그래서 받아서 뭐할건데? 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최고의 대출은 최악의 시기에 이루어지고(ex. IMF 때 연 30% 이자를 뒤집어쓰고 1.5억으로 강남에 집을 산다든가, 삼성전자를 산다든가),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ex. 반대로 IMF 직전에 빚 10억을 내서 건물을 올렸다면?)에 이루어진다는 게 자금논리의 정석이라서

신규대출을 받아서 뭘 할지에 대해 아주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게 아니라면 풀대출은 위험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있었으면 나도 진작 했지..). 굳이 별 생각없이 대출을 받아서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경기가 안 좋고 금리가 높을 때 하는게 좋다. 그때는 생각을 하기 싫어도 하게 될테고, 별로 위험한 짓은 안 하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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